9.3

*
어디선가 나를 따라오다가 죽어버린 사람의 그림자들,
지금 내가 쫓아가고 있는 그림자들
이들을 위해 고귀해져야만 한다.

잘 되지 않는다, 정말

*
이 길 끝에 무엇이 있는지 이제 알듯 하이-길 끝에는 길이 끝나는 지점이 있지.
거기서 끊어진 길을 따라-----------------------------------------------.

*
죽어있던 글들이 다시 목구멍으로 기어오른다.
여기서 난 다시 한번 너희를 삼켜서 소화시킬거야. 아직은 내놓을 수 없는.

*
배농사를 지었습니다. 아주 잘 익었어요. 즙이 뚝뚝..흐르는 군요. 



by 방영 | 2009/10/04 01:06 | 트랙백 | 덧글(0)

9.1

작은 포기
풀포기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놓아버리는 것이 맘에 편할



덕이는 잉어

내 심장

by 방영 | 2009/09/02 00:39 | 트랙백 | 덧글(0)

7.27

우리가,
인간이 되어서도 빙산에 오르거나 초원을 가로지르거나 해야하잖아?

어렵다,

허나 못할 바는 없다고 본다.
미모와 지성으로 ㅋㅋ

by 방영 | 2009/07/28 00:17 | 트랙백 | 덧글(0)

6,22

제 정상으로 있는 시간을 줄이고 싶다.

닌.현실에서 무엇을 바라는가,
취한 정신으로.

by 방영 | 2009/06/23 02:25 | 트랙백 | 덧글(1)

5.31

*
이틀 동안의 일:호랑이를 피하러 여우굴에 들어갔다.

*
알지도 못하면서, 파우스트의 세계 운운했지만
사실 인간들의 관계 만큼 양파껍질 같은 것은 없다.
그래서 무서운 거다. L군을 중심으로 P군, O씨의 관계를 관찰하느라 내 눈은 쉬질 못했다.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그들만의 스토리를 지켜본 타자였다.

P씨를 다시 보게 되었다.
정군도 동의하다.  

*
지켜봐주신 모든 분께는 아쉽게도 이번 한 학기에 걸친 짧은 모험이 無事히 끝났다.
환불, 교환 없습니다.




by 방영 | 2009/05/31 01:51 | 트랙백 | 덧글(0)

5.28


*
그대를 녹지 않는 조각으로, 혹은 박제로 저장해두고 싶어서

부서진 기억들을 핥으며 아껴 먹었는데

이제 그 조각마저 다 빨아먹고

빈 손 안에  남은 끈적함

 

.

.

.

 

갇힌 기억들

이제는 풀어줘야 하는데

그대는  다른 세계로 가서 살고 있는데

몰래 그대를 키웠던 우리 안에 내가 들어가 있다.


---------------------------------------------------------------------------

*
글을 쓰고자 하는 생각은 조금도 없다. 내가 좌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낮잠 자고나서나 잠든 사이 몽롱한 영역에서 불현듯 나를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
물러가라고 소리쳐도 바로 옆까지 와서 내 두뇌피질에 손을 담가버리는,
결국 애원을 하면서 놓아달라고 빌어야 하는,
내가 원해서 당하는 강간같은,
그런

농익어 가는 생각의 열매를 두렵게 쳐다보고 있다.

*
내음새, 그의 향수 냄새가 너무 강해 체향이 느껴지질 않는다.
점점 짙어진다는 느낌마저 든다.
예전에 돌가 향수에 속은 적이 있어서 조금은 무섭다.
나는 내 체향을 모르고, 내 목소리를 모른다.
자기만의 달콤한 기분에 빠지는 것을 증오한다만,
아, 그래도 몇 년 전보다는 낫다고.
조금은 상대방을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하는 것, 그 말대로 '살맛나는 것'이긴 하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도, 그렇게 기분 좋은 일일까?
이번엔 정말 딱, 그대에게 즐거움만을 주고 물러나고 싶은데.

*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한다, 그녀도 좋아한다.
그들이 비슷한 위치에서 괴로워하는 것은 피부표면에 그치는 안타까움일지라도,
내게도 통증으로 다가온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위로는,
이 침묵의 시간ㅡ 그 다음이 있으리니. 

by 방영 | 2009/05/28 20:47 | 트랙백 | 덧글(0)

0427

*
몇 번 갔던 바의 사장님이 긴 머리 아저씨라는 것을 알았다. 하아-거기 술 들입다 맛없는데-ㅠㅅㅠ 췟췟췟 그 앙증맞은 똥배를 보러 또 가게 될 거 같은 예감. 일상에 파라지오를 하나 만들어야겠어.  
*
사랑에 대해 그가 쓴 글을 읽다보니 그 귀여운 사람이 옆에서 읽어주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내가 연인이고 싶은 사람에게 바라는 것은 단 2가지, 나와 보조를 맞춰줄 마음이 있고 그것을 가끔 보여주기만 하면 되는 것, 설사 관심사가 일치하지 않더라도, 나와 책을 나눠 읽고 얘기할 수 있는, 하지만 나보단 많이 읽은 사람. 그렇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이 두가지를 기꺼이 해 줄 수 있다. 그런데 그가 쓴 글처럼, 상대방이 변하기를 바라는 것-그것이 설마 하마 작은 것일지라도  폭력적 통제(?)가 될 수 있다는 것, 이 사실은 외면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ㄱㅖ속 내가 바라는 것들은 정말 작은 것들이야, 이 정도는 어디선가, 누구에게서 충족받을 수 있는 것들이야...이렇게  믿어버리려고 한다. 하지만 난 동짜몽의 선인장 인형의 팔조차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꺾질 못했는걸. 
*  
하악. 강호님...이번 주에 인강 24개와 레폿 하나와 조별모임 한 번과 수업 7개를 들으면 당신을 만나러 갈 수 있겠군요. 불친절한 영화래서 더 기대됩니다요...그래도 사이보그가 괜찮았던 것보단 낫겠지...
*
일기만 쓰고 있다,
그런데 어젯밤
싸리향이 코끝에서 나는 듯했다
쓰던 글이 나를 부르는 냄새-
하하 찾아보았더니
2월 시험이 끝나고 페기처분해버린 폐품 속에 들어가버렸나보다.
다시 볼 수 없을 글이 되버렸다.

by 방영 | 2009/04/28 01:51 | 트랙백 | 덧글(0)

학수 고님께

선생님, 제 신뢰지출에 대한 기대신뢰이익을 보장해주십시오.


시험이 기대이익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신뢰이익을 보장해 줄거라 믿었기에 법경제학 시험공부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쓴 것은  어쩌면 예측을 잘 못하여 과다 지출한  제 잘못일 것입니다. 하지만 시험에 관한 정보는 생산적 정보일 순 없다고 봅니다. 아무리 학생들이 공부해도 그 내용을 알아낼 수는 없으므로 취득에 대한 인센티브를  줄 수 없는 분배적 정보이고, 따라서 선생님께선  고지의무를 지시니 적정수준까지 예측할 수 있는 난이도로, 예측가능한 문제들을 내 주시는 것이 이 수업 전체 구성원들의 효용을 증가시키는 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나눠주신 작년 기출고사는 오픈 북이었고 풀이자료를 얻을 수 없었으며, 영문자료로 나눠주신 것은 필기만 열심히 보아도 무리 없는 수준이었기에저는 학생으로서 필기와 선생님 교재를 여러번 보는  선에서, 적정하게 보이는 신뢰지출을 하였습니다. 이때 저를 포함하는 학생들에게는 과다지출로 보이는 박세일 선생님의 책과 김일중 선생님의 논문까지는 전부 읽지 않았으되 필요한 부분을 참고하고 수업시간에 도움이 될 일부분은 암기하였습니다.물론 수업시간도 매 순간 열심히 필기했고 교재도 2-3번 보았으며 현재 시험을 보고나서 과다지출하였다 구박하신다 해도 과다지출 적정지출인지는 사전적인 관점에서 파악해야 하니 시험 문제를 모르는 상태의 학생으로서는 적정한 수준으로 요구되는 주의의무 이상의 주의비용을 투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선생님께서는 각 계약 당사자 간에 존재하는 정보의 비대칭성과 미숙함을 교정해줘야하는 법원처럼, 높은 학습력과 응용력을 가진 학생들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섞여서 수강하는 학교의 수업에서, 어느 정도 미숙한 학습자들까지도 수업에 참여하여 적당한 학점을 취득해갈 수 있도록 고려해주셔야 하는 위치에 계십니다 특히나 학습능력은 개개인이 두각을 나타나는 면이 저마다 다른, 전체적인 비교평가하기 힘든 영역이기에 저와 같이 우직하되 응용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이란 법경제학과 같은 과목에서 배운대로 나오지 않으면 불이익을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계약과 불법행위 영역과 달라서, 저는 비록 합리적인 학생으로서 최대란 제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를 습득하려고 하였고 제가 처해있는 위험마저 잘 인식하고 있었으나 시험 문제인 한에서는 risk pooling-보험을 들수도 덜 위험 기피적인 사람과 거래를 할 수도 없는 노릇아닙니까.특히나 선생님께서 시험 문제를 내시는  독점적 생산자이셔서 정보가 심하게 비대칭적인 상태로선생님께서 학교에 오신 뒤에 내신 시험 문제도 한 두어개 밖에 없으셨고 전 학교에 계실 때의 문제도 구할 수 없어 난이도에 대한 충분한 예측과 대비가 힘든 상태였습니다. 공부의 특수성상 과다지출하여 남는 효용이 전혀 없진 않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제 개인적 지식의 많아짐은 학점에 고려되지 않는 주관적인 가치에 불과합니다. 또한 저와 같이 학점에 대한 기대가 일찌감치 접힌 학생들은 법경제학에 대한 신뢰지출을 더욱 더 줄이려고 할텐데, 그것은 대량 드롭사태와 수업시간의 집중력, 출석률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학점 부여의 강제이행은 선생님 측에서는 거래비용이 들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위와 같은 점까지 생각해보시건데  학교 수업의 전체 효율성과  경제학에서 고려되기 어려운, 그러나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변수인 공평성의 관점에서도 저와 같은 무지한 학생들을 가련타 여기시고, 돌봐주십사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by 방영 | 2009/04/14 22:57 | 트랙백 | 덧글(3)

가장 싼 값으로 가장 즐겁게 놀 수 있는 고품격 놀이.

by 방영 | 2008/05/09 11:20 | 트랙백 | 덧글(3)

없을 기약

약속이란 무릇 2인이상이 하는 것이지요
혼자하는 약속은 쉬이 깨뜨려 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혼자하는 약속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만,
먼 날에 다시 되새기리라 하며 당신을 지웁니다.

푸른 쌀보리같은 낭군님,
만수무강하시어요.
화려하지도 강렬하지도 않으시지만
맑은 물 고인 논바닥에서 깨끗이 자란 쌀보리마냥
당신은 맑은 돌을 닮으셨습니다.
둥글게 깎인 단단한 돌로
정한 기운을 품으셨습니다.

어느 하늘닮은 처자가 그대에게 깃들여
푸른 옥돌이 되시실.


by 방영 | 2008/04/20 19:25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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